책 / Book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이윤기 지음, 해냄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생활속에 녹아 있는 신화를 담담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영화 "슈퍼맨"의 한 장면에서 이야기를 열었다. 아주 먼 옛날에 있었을 법한(혹은 실제로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인 신화를 풀어감에 있어 거창한 신들을 끄집어 낸 것이 아니라 신화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현대 문명 속에 그것도 영화 속에 신화가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러니 첫 장을 열었을때 마지막 장까지 아니갈 수가 없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이전에 이윤기씨가 낸 책도 "신의 이야기, 영웅의 이야기, 인간의 이야기" 이렇게 셋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셋"으로 구분했다는 것은 책에서도 나오지만 3이라는 신성하고도 안정된 숫자를 의미한다.) 신화에 길을 묻다, 역사에 길을 묻다, 현장에서 길을 묻다.

신화에 길을 묻다
여기에서는 신화속의 신이나 신화 속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현대 문명에 영향을 끼쳤는지 하나씩 들추어 낸다. 맡은 분야를 가진 신들이 현대에서는 어떻게 언어에 녹아 있는지 현대의 직업에는 어떻게 숨어 있는지 저자가 발견할 수 있는 내용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벽화나 도자기 그림, 후세 사람들이 그린 상상의 그림 등으로 친절하게 부연 설명을 하여, 이해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한가지 잘못 서술한 것이 있다면, 오딧세우스가 트로이에서 페넬로페를 데려왔다고 되어 있는데, 저자가 잠시 착각을 한게 아닐까 싶다. 오딧세우스는 트로이전쟁 출정 전에 페넬로페와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를 이타카에 남겨두고 왔다고 되어 있다.

역사에 길을 묻다
신화가 존재 여부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라면, 역사는 존재했던 사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부분에서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일들에 대해서 해당 역사적 유물 사진과 벽화를 직접 찍어 보여줌으로써, 그리스 역사가 현대 그리스에 미친 영향을 풀어내고 있다. 비단 그리스만이 아니다. 현대 문명이 그리스 역사에 얼마나 많이 은혜를 입었는가.

현장에서 길을 묻다
이 부분은 저자가 독자들과 함께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있었던 일들과 설명했던 내용을 담았다. 문화가 신화를 담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길게 설명했다.

신화가 단지 옛날 일이라고 치부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신화를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신화가 과거를 소중하게 담고 있는 보물단지임을 알게 되었고 현대를 비추는 거울임이 밝혀졌다. 그러면서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예언서 역할도 하고 있다. 아, 지나치게 거창하게 설명했다. 어쨌건, 신화는 현실 속에서 살아 있는 선조들의 숨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의 그간 행적을 읽어온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꾸준히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신화가 현실 속에서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09-12-14 14:33:22 추천 도서에서 이동 됨]

Comments

아기상어 2020.08.07 00:12
이윤기 아저씨 글 잘 써요-
저 대학생 때 돌아가셨는데, 그때 너무 슬펐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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