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새로쓰는 냉전의 역사(We now Know: rethinking cold war history)

새로쓰는 냉전의 역사(We now Know: rethinking cold war history)

존 루이스 개디스 지음, 박건영 옮김, 사회평론


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 


냉전은 이미 10여 년 전에 끝이 났다.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으로 이분하여 싸웠던 세계는 이제 재편되어 이념보다는 국가 이기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위 글의 제 2차 세계대전처럼 우리는 과연 냉전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저자 존 루이스 개디스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대답을 했다. 이 책은 전체 600여 쪽 중에서 자료가 150여 쪽 가까이 될 정도로 철저하게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하나하나 되씹어서 보아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냉전의 시작은 언제일까. 혹자는 제 2차 세계대전의 종말이 냉전의 시작이었다고도 하고 혹자는 구소련이 원자탄 혹은 수소탄을 개발하면서부터라고도 하고 또 혹자는 한국전쟁이라고도 한다. 과연 이 말들이 사실일까.
이 점에 있어서 저자는 자료에 근거하여 이미 냉전의 시작은 볼세비키 혁명에서부터라고 못 박았다. 볼세비키 혁명은 공산주의국가를 탄생시켰고 이는 주변 국가들의 위협이 되었다. 반혁명군의 집요한 공격을 물리친 혁명군으로서는 언제 다시 쳐들어 올 지 모르는 적들의 공격에 대비해야할 필요가 있었다.(이 개념의 대표주자가 바로 스탈린이다. 어떻게 보면 스탈린의 끊임없는 의심이 냉전을 불러왔다고 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그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920년대 말에 집권한 스탈린은 새로운 국가를 "청소"하고 "정비"했다. 저자는 이 시점부터 냉전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본다. 외국의 침략에 대해, 또 외국의 의도에 대해서 순수하지 못한 점들을 보아온 스탈린은 일단 의심을 하고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프랑스를 침공하기 시작했을때 스탈린은 미영의 의도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독일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했었고, 독일의 의도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을때에는 오히려 독소 불가침 조약도 맺었다. 상황이 바뀌게 되자 미영의 의도에 맞게 조약이나 협약을 바꾸기는 했다. 이는 소련이 살아가야할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사실상, 전후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의 4개 국가는 현재 밝혀진 자료상으로는 소련의 교묘한 외교술에 미국이 넘어갔다고 할 정도로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동유럽의 경우에는 베를린 봉쇄라는 극약 처분 속에서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고조되었다.
의외로, 동양의 한쪽에서 일어난 전쟁이 오히려 냉전 분위기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한국 전쟁은 냉전에 대해 영향이 미약했다고나 할까.

다소 번역체가 많아서 난해하지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불과 50여 년 전의 일이지만, 이 일들도 해서 우리의 운명이 갈렸다고 생각하면, 결코 가벼이 읽어 넘길 수가 없는 책이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09-12-14 14:33:22 추천 도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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