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새롭게 읽는 한국의 신화

마루 0 8,560 2008.09.01 19:13

새롭게 읽는 한국의 신화

조성기 지음, 동아일보사


새롭게 읽는 한국의 신화

비교적 큰 판형으로 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 신화의 근간이라고 이제까지 생각해 왔던 삼국유사보다 역사서라고 하는 삼국사기에 바탕을 두고 분석을 했다. 일반인들은 불교의 입장에서 쓴 삼국유사가 더 신화를 많이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15여 년 동안 신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오히려 삼국사기에 신화가 더 많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일반인들도 한국사를 배우면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어떠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특히나 삼국사기는 김부식이 고려시대에 지었지만, 식민사대사관과 중화숭배사상이 가득차 있기 때문에, 민족적 자긍심을 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섞어서 우리의 신화 흐름을 이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환인, 환웅, 단군이 존재하던 시대, 고조선이라는 나라와 북부여, 동부여, 그리고 고구려, 백제, 신라로 이어지는 우리의 고대사는 정확한 역사서가 없는 관계로 신화와 역사가 교묘히 섞여 있다. 그래서 한때 식민지 시대에 우리를 멸시하기 위해서 곰의 자식이니 짐승의 후예니 하여 무시를 했던 때가 있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역사를 진짜 우리 역사인 양 믿었던 때가 더 많다.

나는, 저자의 주장과는 달리, 신화 역시도 조작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중심으로 서술을 했는데, 실상 우리에게 빠진 것들이 많다. 방대한 고구려 영토에서 얼마나 많은 신화와 전설이 있었겠는가. 이제 조금씩 밝혀지고 있지만, 백제 역시 방대한 해상제국이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신화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남아 있는 정도로는 분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시도한 바는 좋으나, 아쉽기만 하다. 우리의 신화는 어디에 가고, 남아 있는 후손들은 얼마되지 않는 신화를 가지고 갑론을박하고 있지나 않은지.

책 내용에 대해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저자의 상상력이 지나친 면이 있어서, 너무 소설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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