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편지와 그림에서 묻어나는 이중섭의 삶과 사랑
이중섭 저/박재삼 역 | 다빈치 | 2011년 04월 16일
한반도에 태어나 엄청난 재능을 가졌는데 남과 북 이념 대결에 가족까지 희생된 불운한 천재 이중섭 이야기이다. 이 책은 자서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전도 아니다. 이 책은 역자가 이중섭과 가족이 서로 주고 받는 편지를 엮었다. 그리고 그간 사람들이 몰랐던 그림들도 실었다.
참으로 먹먹하다. 사상과 이념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가족들을 찢어 놔야 했단 말인가. 결혼 시절부터 전쟁으로 월남하여 겨우겨우 같이 살다가 어쩔 수 없이 가족이 헤어졌는데, 전쟁이 끝난 후에는 국교가 없다는 이유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편지 구절구절마다 그리움이 묻어 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묻어 있다. 화가 이중섭의 후손들은 과연 일본에서 어떻게 되었을까. 편지를 보면 한국에서 무척 고생했다는 걸 알겠지만 가족에 대해서 그리워했다는 것도 알까.
이제까지 이중섭 화가의 작품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보니 생각보다 작품 수가 많다. 가족이 생각날때마다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 이보다 더 많지 않았을까. 그리고, 새삼 느끼지만 이 분이 딱 50년만 늦게 태어났거나 그보다 좀 더 일찍 태어났다면 전세계적인 유명 화가가 되지 않았을까?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김환기 화백과도 많이 비교된다. 슬프고 슬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