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통령 뽑지 맙시다 - 미국 최악의 대통령 10인
네이슨 밀러 지음, 김형곤 옮김
미국을 평가하는데 여러 잣대가 있고 기준이 있다. 그 중에서 미국의 대통령도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안 좋은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미국인들이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는 것도 미국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오래동안 백악관을 출입했고 정치 기자로 경험을 많이 쌓은 네이슨 밀러는 업적, 결단력, 명예 등등의 여러 요인들을 가지고 최악의 대통령을 10명 정했다. 이 중에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대통령(월리엄 클린턴, 닉슨, 지미 카터)도 있고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대통령(율리시즈 그랜트, 워렌 하딩)도 있으며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대통령(앤드류 존슨, 캘빈 쿨리지 등)도 있었다. 이들 중에서 20세기에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은 적어도 이름은 한번씩 들어봤을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왜 최악이 되었는지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19세기의 대통령들은 왜 최악이 되었는지 잘 모를 것이다.
바로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미국의 뼈아픈 과거를 들추는 책이라고 해도 된다. 미국은 18세기 말에 독립을 하였고 19세기를 거쳐서 20세기 초반에 겨우 세계 무대로 나오게 되었다.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보다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독립전쟁을 시작하였고 끊임없이 기득권 세력의 권익을 보호하고 연방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노력한 끝에 미국이 현재의 모습으로 오게 된 것이다. 자유의 나라라는 허상과 가식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엉망으로 나라를 다스렸다는 사실로 여지없이 드러나게 된다.
돌이켜보면 미국이 독립을 하고 100년이 되기전에는 무수히 많은 일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끊임없이 영토를 확장했고 남과 북이 나뉘어 내전을 치루었고 내부적으로 국론은 단결이 되지 않아서 인종차별과 빈부 격차 등이 산재하였다. 산적한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아메리카 합중국이 순풍에 돛단듯이 항해를 할 것인데 그 어려운 시기에 개인의 영달과 주변인의 탐욕으로 국가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던 장본인들이 있었다.
특히나 1860년에 내전이 발생했지만, 대통령들의 지도력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국가의 분열이었는데 그 분열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더 조장한 대통령들이 당연히 최악의 대통령에 뽑혔다. 또한 내전 이후의 국론 분열을 수습하지 못하고 스캔들과 비리를 일으킨 대통령들 또한 최악으로 선정되었다.
또 제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의사결정으로 미국을 대공황으로 이끈 대통령들 또한 최악의 대통령이 되었다. 이들은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개인적인 욕심과 영달로 나라를 망쳤으며 그 결과로 전 세계가 공황에 빠졌으며 당연한 귀결로써 제 2차 세계대전까지 발발하게 되었다.
마치 혼돈이론처럼 어느 한곳에서 일어난 일은 그것이 원인이 되어 다른 곳의 큰 사건이 되거나 또 큰 원인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역사는 바로 그러한 면에서 혼돈이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의 식민지 쟁탈전이 아메리카 쟁탈전을 벌였고 유럽 각국의 욕심때문에 미국이 독립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이 아메리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먼로선언을 했고 유럽에서의 전화때문에 미국이 돈을 벌었으며 미국의 이익이 침해당하자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고 또 미국이 욕심부린 결과로 제 2차 세계대전 또한 발발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럽은 냉전이 끝난 이후 꾸준히 미국을 견제하고 경계하였으며 가장 최근에는 이라크전에까지 반대의사를 표시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영향력은 그 시기의 지배세력의 영향력이라고 봐야 한다. 어찌되었건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며 대영제국의 대를 이어 세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어쨌건 이런저런 내용들을 볼 수 있는 이 책은 자세히 뜯어보면 미국의 현재 모습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으로 의문이 하나 들었다. 만약 네이슨 밀러가 조지 부시 2세를 평한다면 어떤 대통령으로 꼽을까. 모르긴 해도 현재의 네이슨 밀러라면 최악의 대통령에 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나고 4년이 지난다면 조지 부시 2세는 월남전을 일으킨 존슨 대통령보다 더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과 더불어 "한권으로 보는 미국사 100장면"도 볼만하다. 두 책이 서로 내용을 보충해 주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깊게 알 수 있다. 한 책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미국이 현재의 위치까지 오게된 과정을 설명하고 한 책에서는 그 과정 속에서 나쁜 영향을 미친 대통령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09-12-14 14:33:08 추천 도서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