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지라(AL-JAZEERA)

알 자지라(AL-JAZEERA)

모하메드 엘나와위, 아델 이스칸다르 지음, 김용현 옮김, 홍익출판사

2003년 3월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있었다. 그에 앞서 2001년 10월에는 미국의 아프칸 침공이 있었다. 이제까지 아랍권에서 일어난 전쟁과는 다르게 이 두 전쟁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인은 전쟁터의 재미난 장면보다는 긴박하고 잔인하고 처절한 장면들을 보면서 명분없고 이유없는 전쟁이 아랍권에서 발생한 것을 알았다. 페르시아만의 소국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있는 한 위성방송이 아랍권에서 일어난 전쟁을 생생하게 보도한 것이다. 이미 우리는 2001년 9월,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을 일으켰다고 의심받는 알 카에다 조직의 수장 빈 라덴을 인터뷰한 알 자지라 방송을 알고 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알 자지라 방송이 어떠한 곳인지 궁금해했었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침공때에는 CNN의 보도보다는 알 자지라 방송을 보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었다.
도대체 어떤 방송이기에 그 짧은 시기동안에 쟁쟁한 여타 방송국들을 제치고 이토록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한껏 누리면서 동시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방송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알 자지라. 이 책은 알 자지라 방송이 탄생한 시점, 주변의 역사적 상황, 알 자지라 방송이 CNN을 누르고 아랍권의 눈과 귀가 되고 있으며 동시에 전 세계인들이 아랍 세계를 보는 창이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아랍권에서 알 자지라를 보는 시각, 알 자지라 내부의 시각, 비아랍권에서 알 자지라 방송을 보는 시각, 해외에서의 아랍인들이 알 자지라 방송을 선호하는 이유 등등을 조리있게 설명하고 있으며, 알 자지라 방송이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만한 요인이 어떠한 것이 있는지와 왜 그렇게 이목을 끌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표현의 자유란 무엇인가, 그리고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 생각하는 미국의 언론들도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결국 표현의 자유라기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에 가까웠다. 완전한 표현의 자유, 검열없는 세상은 결국 이상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알 자지라가 그 인식을 깨뜨리고 있다. 아랍권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의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찬을 가하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 적대적 대상이었던 서구 세력들의 정부 인사들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또한, 아랍을 적대 세력시 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도 알 자지라 방송을 주시하고 있으며 인터뷰에 응하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 자지라는 완전한 언론 자유의 표상인가?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또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 증거로 알 자지라는 카타르 내에 있는 방송이면서 카타르에 대해서는 비판 기사를 내지 않고 있다. 물론 알 자지라가 국제 방송이라고 받아치기는 하나, 자국 내의 모순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으면서 다른 아랍권에 대해서만 예리한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쨌건, 알 자지라는 지금까지 전 세계의 주목받는 언론으로 성장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에만 머무른다면 알 자지라 역시 지금의 영광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09-12-14 14:33:08 추천 도서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