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홍기빈 해제, 갈라파고스
1598년 낭트 칙령 이후 카톨릭이 아닌 기독 세력들(위그노)은 프랑스에서 평화롭게 살았다. 그런데 1685년 루이 14세가 이 칙령을 폐지해 버렸다. 불과 100년도 안된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이 위그노들은 네덜란드로 스위스로 독일로 흩어졌다. 물 좋고 살기 좋은 곳으로 간 사람들은 괜찮은데 스위스 산악지대로 간 사람들은 참 고민이 많았다. 이 위그노들은 서로 재산을 맡아주고 보관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게 현재 스위스 은행의 원조라고 한다.
장 지글러는 스위스 사람이다. 스위스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왜 인류가 고통받고 살아야 하나"에 대해서 고민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런 책이 나왔을 것이다. 현재의 생산력으로도 120억 지구인을 먹여살릴 수 있다는데 왜 대다수 사람들은 기아와 가난에 고통받고 살고있는가. 지식인이라면 이런 고민을 당연히 해야 한다. 지글러는 자국 스위스가 전 세계 검은 돈을 받아 들였기에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생각했다. 지글러 입장을 보면 지극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글러가 이 책을 내고서 살해 협박에 배신자 소리까지 들었다니 스위스도 부정부패로 따지면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보다 나을게 없어 보인다. 게다가 자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 내부와 보수파 카르텔이 엄청 나 보인다. 미국의 압력이 있어야 스위스 은행들이 굴복하는 걸 보면 역시 아직은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고 있다.
책 읽다보니, 한국은 이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 같았다. 스위스에 대해서 환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사람 사는 곳 똑같고 또 그 환경 따라 그 지역 생활이 결정된다는게 맞다.
아래는 참고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