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의 방문
노영수 지음, 후마니타스
자본의 대학 진입, 그 속에서 학생운동하는 사람의 방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
자체로만 봤을때는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구조이다. 고등학교를 넘어서
대학에 입학한 청년이 대학을 통해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익혔는데 대기업인
두산의 학교 재단 인수 이후 자본에 잠식되어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분위기에
저항하다 퇴학까지 당했다.
그런데 이게 "소설"은 분명히 아니지만 "르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소설적
내용이 간간히 들어가 있는데, 그런 과장이라면 퇴학당한 학생 말고 "기업가"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이 책은 읽으면서 대한민국 대기업에 대해서 분노를 가질 법하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없지만 반전이 담겨 있다. 중앙대생들은 기업가의 방문을 매우
환영했다. 사실 1990년대 중앙대 재단이 누군가에 인수 당한 이후 두산이 다시
사기 전까지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고 한다. 이 책 저자는 그 전 재단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두산이 전적으로 잘못했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게다가
대다수 학생들이 두산을 통해서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좀 다른
식으로 말하고 있다. 두산의 포섭 작업이라는 식으로.
유럽의 대학은 원래 조합 형태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그건 1400년대 이야기다.
20세기를 넘어서서 대학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아니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변해야 할 것인가. 꼰대는 "내가 왕년에"로 과거를 언급한다. 내가 사는 오늘, 전
세계는 내 뜻과 관계없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도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가 가만히 과거를 되씹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저자는 아마 서원 철폐를 강행한 대원군도 비판할 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번쯤 본질을 생각하면서 읽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