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
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이종인 옮김, 이마고
재미있는 책이다. 누가 "화장실에서 볼 책"이라고 했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음모론은 멜 깁슨이 주연한 영화에도 나왔다. 그래서 새삼스러울 내용은 없다. 그런데 저자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이 있다. 그에 대한 해석이 있다. 그리고 의견이 있다. 음모론은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을 한다. 사실을 의심하거나 해석하는 과정에서 의심을 하게 된다.
의심하면 끝이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도 분명히 말한다. "모든 것을 다 안다면" 우리는 신일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알고자 한다면"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때로는, 정말로 음모를 꾸며서 만든 일도 있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은 주변 환경 속에서 작용을 하는 과정에 발생하게 된다. 그 상황 하에서는 그 결정이 최선일 것이다. 환경에서 나오는 반응까지 고려하여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제갈공명이나 될 것이다.(그런 제갈공명도 결국에는 죽지 않았는가.)
한편으로는, 이 책이 음모론 논의가 나오는 걸 덮기 위한 모종의 단체에서 출판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저자가 긍정적인 의견도 냈지만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의견도 달아 놨다. 주로 그 의견을 보면 현실적이고 냉철해보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관심을 끊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닐까. 그렇다 하더라도, 음모론보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고 싶다. 외계인이나 CIA의 음모가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일일이 세상사에 신경 쓸 정도로 우리가 큰 일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