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대행 주식회사(Corporate Warriors)
피터 W. 싱어 지음, 유강은 옮김, 지식의풍경
우리는 현재 국민 개병제가 보편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국민 개병제는 로마 공화정 붕괴 이후로 없어졌다가 17세기 이후에 나타난 짧은 역사일뿐이다. 저자는 고대에서부터 용병은 존재해왔고 국민 개병제가 대세인 요즘에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문명 초창기부터 전제 군주 제도가 시행된 동양에서는 용병이 크게 두곽을 보이지 않지만, 서구 문명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로마 공화정과 카르타고의 전쟁때에도 용병이 있었고 심지어 지금도 용병으로 군대를 구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일단, 저자는 역사적으로 용병이 어떤 역할을 해 왔고 왜 용병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을 했다.
고대이건 중세건 간에 용병은 숙련된 전투병력이다. 단기간에 숙달된 병력을 얻을 수 없었던 통치자로서는 용병집단이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용병이 어떻게 활약했는지는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까 그걸 일일이 다 설명하진 않을 것이다.
군대도 시장 논리로 본다면 사고 팔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요즘에도 나라간에 무기를 사고 팔고 또 심지어 군인들도 왔다가고 있다. 그런 관점이라면 이 책의 제목대로 "전쟁 대행 주식회사"는 군수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고 구매자는 각 나라 혹은 그에 필적하는 세력이 될 것이다. 군대 자체가 사적 영리를 목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국민 개병제 국가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기는 하나 시장 논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다지 이해못할 일은 또 아니지 않을까.
이 책은, 과거에도 그래 왔듯이 현대에도 여전히 용병집단은 존재하고 다만 그 형태가 좀 더 합법적인 주식회사의 형태를 띄고 있을 뿐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20세기 후반에 드러난 "Executive Outcoms"라는 이름이 나왔듯이, 현재 존재하는 군수/군사 관련 기업의 모태 격에 해당하는 저 회사가 이 책에서는 지겹도록 나온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떠 돈다는 낭만적 개념의 용병이 현대에서도 과연 그리 낭만적일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