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은 왜 한국전쟁에 개입했을까
주건영 지음, 서각수 옮김, 역사넷
한국전쟁은 여전히 논란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게 정의된다. 제2차 세계대전만 하더라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복을 하려했던 주축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연합국의 대결로 깔끔하게 정리가 된다. 승자는 전범 재판소를 열어 패자를 심판하고 패자측은 전쟁 책임을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다. 베트남전을 봐도 열강들의 대리전이었지만, 베트남 민중의 해방전쟁이라는 정의가 명확하다.
그런데, 한국전쟁은 사상별 이해, 지역적 이해, 국가별 이해 등에 따라서 여전히 정의가 모호하고 불분명하다. 물론 여타의 전쟁과 다르게 종전이 아닌 "휴전" 협정을 체결함으로 인해 승패가 불분명하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명확하지 않게 끝난 전쟁은 지금까지도 의문을 뿌리고 있다. 소련은 왜 지상군을 보내지 않았을까. 중국은 왜 굳이 참전을 했을까. 그때 당시 대만은 중국의 참전을 알면서 왜 대륙으로 침공하지 않았을까. 미국은 그리고 UN군은 중국의 참전을 알았으면서 왜 중국 본토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김일성은 왜 성급하게 남침 결정을 내렸을까. 이승만은 전쟁전에 왜 지속적으로 북침통일을 주장했을까.
이 책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 소, 중, 일 중 중국의 관점에서 왜 모택동이 한국전쟁에 개입했는지를 풀고 있다. 그때 당시 중국은 1949년 국민당 정부를 무너뜨리고 공산당 정부를 갓 세운 시점이었고 여전히 공산당 정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지역이 많았다. 국공 내전이 공식적으로는 끝난 상태였지만 실질적으로 잔당 소탕과 내부 체계 확립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공산주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는 소련과 스탈린이 모택동을 "제 2의 티토"로 의심했으며 경제 원조에 대해서도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약 30년이 넘는 전쟁과 내전 기간 동안 국가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생산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무기라고 해 봐야 미국이 국민당 정부에 원조한 무기를 노획한 정도에 불과했으며 중무장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런데 한반도의 북쪽을 장악하고 있는 김일성은 통일을 위한 전쟁을 하겠다고 의견을 구해오니 모택동의 입장은 심히 난처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때 당시 상황으로서 모택동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내부 사정을 생각하면, 모택동 역시도 참전 반대가 맞다. 그러나 소련과의 관계, 1950년 이전까지 미국에 대해 가진 감정, 한반도가 붕괴되었을때 중국 본토가 받는 영향 등을 고려할때 모택동은 참전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고 병력 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지만 결국은 전쟁을 통해 중국이 이익을 보는 쪽으로 결론을 이끌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가 과하게 병력을 보내어 결국 망국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면 모택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통해서 소련과 스탈린의 지지를 받아냈으며 미국에 대한 컴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하여 20세기 후반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