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만들어진 영웅들
이희근 지음, 평사리
이 책은 "과연 조선에 살던 영웅들이 시대를 앞서갔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해당 인물들을 파헤친 글이다. 장길산, 홍길동, 홍경래, 전봉준, 박지원, 임꺽정 등 백성과 민초들을 위해서 살았다고 "각색된" 그들 삶의 실체를 보여주고자 했다. 장길산, 홍길동, 임꺽정은 실존 인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의적 " 개념은 모두 소설속 주인공들에 의해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란을 일으킨 홍경래의 경우 신분제 타파를 주장했다지만 결국은 또다른 왕조 창출을 위한 구실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박지원의 경우에도 명문가 태생이기에 오히려 그 저작물들은 신분제의 개선에 있지 타파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접근 체계는 참신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일이 후대에 왜곡이 될 수도 있다는 점, 후대의 평가에 따라서 명암이 바뀌는 점을 정확히 지적하였으며 당대의 평가와 무관하게 후대에서는 그 시대에 맞게 윤색이 될 수도 있음을 보였다. 역사라는 것이 "객관적 사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니 사가의 입김과 의견대로 바뀌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 책 저자의 생각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이제까지 봐 왔던 구습에 틀박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