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최고사령부 1933~1945년 제프리 메가기 지음, 김홍래 옮김, 플래닛미디어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과 태평양 두 지역에서 발발했는데, 유럽 전선에서 초창기 독일군의 위세는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그러나 1941년 이후 독일은 위태롭게 유지되다가 1944년과 1945년에 무참히 패배하게 된다. 이제까지 수없이 많은 연구들과 과거를 참회한 독일의 지휘부는 그 모든 책임을 "히틀러의 광기"로 돌렸다. 그러나 저자는 아무리 히틀러가 광기에 찬 독재자라고는 하지만 그처럼 무참한 전쟁을 일으키고 또 유지한 책임을 홀로 덮어쓰는 것은 억울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히틀러는 전쟁을 끝내기 전에 자살했기 때문에 살아남아 재판을 받았던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책임을 회피한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증거로 아무리 히틀러가 강압적으로 명령을 했다 하더라도 결국 히틀러의 전쟁수행 조직 속에서 아무런 반항없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 결국은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독일은 19세기 말에야 겨우 통일국가를 이룩할 수 있었고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서 산업화가 늦었다. 게다가 군사 조직에 있어서도 통일 제국이 독자적인 형태의 조직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 와중에 독일 제국이 만들어낸 참모조직은 19세기 말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하였다. 이 책은 나름대로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연합국이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신속하고도 파괴력있는 군대를 양성한 참모조직이 히틀러라는 존재를 통해서 어떻게 변해갔고 또 방대한 전선을 관리함에 있어서 어떤 원인으로 실패하게 되었는지 서술하고 있다. 책은 상당히 두꺼운 편인데다가 재미난 전쟁 이야기보다는 시기별로 참모와 조직 구조를 분석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서 딱히 흥미롭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 책을 다 읽을때쯤에는 히틀러가 독재자인 건 맞지만 전쟁에 대해서는 독일 지휘부 전체가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