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업자 변호사 그리고 스파이 Broker Trader Lawyer Spy
이먼 제이버스 지음, 이유경 옮김, 더숲
국가 간에도 첩보전이 있지만 기업 간에도 첩보전이 있다. 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인 책이다. 저자는 오래도록 관련 내용을 탐색하여 이 책을 냈는데, 방대한 내용을 잘 설명한 것도 있지만 내용이 너무도 세부적이라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도덕적 사회적 역할만 살펴본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 무척 놀랄 수 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이 상대 경쟁 기업의 정보를 빼 내기 위해서 외부 업체를 이용하는데, 고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국가간 첩보전을 연상할 정도로 치열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따져보면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도 정보가 빨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정보의 중요성이라고 해야겠다. 이 책을 읽고서 "기업 첩보전의 유망성"을 끄집어 내도 좋으나 저자가 밝혔듯이 그런 분야의 종사자들은 나름대로 적성에 맞아야 그 일을 오래할 수 있고 또 잘 할 수 있다. 냉전이 끝난 1990년대부터 일자리가 없어진 첩보원들이 민간 시장으로 진출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인 만큼, 그들과 경쟁하려면 대등하거나 더 나은 영역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분명히 저러한 첩보전을 할 것인데, 누군가가 탐색보도를 해서 기사나 책을 내지 않는지 궁금하다. 신문 기사에는 간간히 나왔었고 일부는 보도도 했지만 아무래도 나라가 좁다보니 사전에 해당 기업이 입막음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