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빌라이칸
모리스 로사비 지음, 강창훈 옮김, 천지인
몽골제국을 이룩한 칭키스칸의 손자이며 중국 원나라의 개조인 쿠빌라이칸에 대해 쓴 책이다. 칭키스칸도 세기의 영웅이지만 원나라를
세운 쿠빌라이칸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쿠빌라이가 쟁쟁한 혈족들을 제치고 대칸이 될 수 있었던 그
과정을 상세하게 적었다. 몽골은 공식적으로 실록을 남기지 않았다. 원조비사, 칭키스칸기 등이 있으나 원나라 대 기록이 아닌
관계로 역사 자체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부족하다. 그래서 저자는 방대한 전 세계의 기록을 뒤져서 쿠빌라이의 이야기를 찾아
냈다.
칭키스칸은 아들 넷을 남겼는데, 큰아들은 일찍 죽었고 제위를 물려받은 것은 셋째 오고데이였다. 둘째인 차가데이는 제위에 욕심이
없었고 넷째인 톨루이도 오래살지 못했다. 오고데이 사후 대칸 자리는 오고데이 가문과 톨루이 가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하였다. 쿠빌라이는 대칸 계승 위치와 크게 관계가 없었는데, 오고데이 사후 구육과 몽케의 다툼 속에서 생존하여 거대 제국을
효과적으로 분할함으로써 동생 훌레구의 일 칸국, 쥬치 가문의 킵차크, 그리고 차가데이/오고데이 가문의 중앙아시아, 쿠빌라이의
원으로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민족의 중국 지배 측면에서는 결국 장기적으로 한계에 봉착하여 쿠빌라이 사후에 제국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유목민족의 정주민족 지배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것이 쿠빌라이의 큰 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