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자들 The New Elite
짐 테일러, 더그 해리슨, 스티븐 크라우스 지음, 이진원 옮김, 마젤란
저자들은 미국의 한동철 교수와 같다. 이른바 "부자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한국의 한동철 교수만큼 학문적으로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실증적인 면에서는 주목할만 하다. 먼저 저자들은 미국의 부자 계보에 대해서 설명했다. 19세기 산업화를 통해서 부를 거머쥔 1세대와 물려받은 2세대, 그리고 기업 활동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3세대와 4세대를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새로운 부자들"은 기업 활동을 통해서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의미한다.
한국의 부자 연구가 부자들의 정신적인 측면에 있다면 미국의 연구는 부자들의 활동 방향에 대한 실증적 검증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100명 인터뷰하기도 어려운데 저자들은 인구 많은 미국 답게 6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하였고 그래서 어느 면에서는 그런 자료가 이 책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매 시대마다 "새로운 부자들"은 항상 출현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의 신흥 부자들은 동방과 벤처 무역을 하여 부를 축척하여 문화에 투자했고 프랑스의 신흥 부자들은 사상과 철학에 투자를 하여 대혁명의 기초를 닦았다. 19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부자들은 예술과 과학에 투자하여 문화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의 "새로운 부자들"은 오히려 의미가 조금 퇴색된다.) 이제 IT를 접목한 사업들을 통해서 탄생한 새로운 부자들은 과연 어디를 투자하여 21세기를 어떻게 만들까. 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이런 생각이 더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