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철학자들
이본 셰라트 지음, 김민수 옮김, 여름언덕
엄밀히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박사 학위를 받고 강단에서 강연하던 저자가 히틀러의 제3 제국 시절에 나치 정권에 부역하던 철학자들에 대해서 소상히 밝혔다. 충격적이다. 놀랄 정도였다. 지식인들이 진리 추구를 멈추고 정권에 부역하면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 또 어떻게 욕심을 부렸는지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2016년 대한민국 상아탑의 현실도 볼 수 있었다. 정권에 부역해서 자리를 얻는 작자들이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식인이 지식만 얻는 공부를 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었다.
지식만 익히고 비전과 철학과 방향을 가지지 못하면 그 지식은 인류를 해하는 도구가 된다. 인간 사회가 지식을 축적하는 이유는 인간 개개인의 명예와 발전도 필요하지만 인간 사회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진화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단지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 인종/민족을 핍박하고 그 정도를 넘어 종족 살해까지 감행하는 것은 인간 사회 전체에 반하는 행위이며 이는 인류 존속을 위해서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의 관계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교수와 제자 간에 이상할 정도로 종속된 관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그리고 교수가 교수로서 혹은 선생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태도를 버리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비록 하이데거가 철학적으로 업적이 있다 할 지라도 지식과 생활 태도 그리고 자세가 일치하지 않으니, 하이데거를 언급하는 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하이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