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고종황제 이상각 지음, 추수밭 이 책은 조선 제 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였던 고종에 대해 적었다. 저자는 세간에서 고종에 대해 잘못 가지고 있는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그간 고종은 무능하고 유약하여 나라를 망친 임금으로 평가되었으며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파악하지 못해서 결국 국권을 빼앗긴 왕으로 묘사되었다. 저자는 이런 인식이 "당연히 나라가 망할만 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그 증거로 이미 고종이 즉위할 즈음의 조선은 뇌사 상태였으며 대원군의 개혁으로도 떨쳐 일어날 수 없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너무 미화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이 책의 설명대로라면 고종은 세 번 정도 자기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첫째는 대원군이 실각한 때이며 둘째는 청일 전쟁 직후이며 셋째는 을미사변 이후가 된다. 매 시기 권력의 공백이 생겼고 그래서 고종 정도라면 그 기회를 활용하여 전권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종은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물론 제왕학을 배우지 못하였기에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다. 첫번째 기회를 버렸다면 두번째 기회에서는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나저제나 백성들과 소통하지 않는 왕조는 어찌해도 망할 수 밖에 없나보다. 을미사변 이후 독립협회가 고종 편을 들었지만 고종은 그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생각하여 오히려 황국협회를 통해서 탄압을 하게 되었다. 근왕파와 막부파가 내전 상황까지 간 일본이 그것을 수습한 1890년대부터 대외 침략을 본격화했는데, 조선은 그 내분을 수습하지 못해 결국은 패망의 길로 갔다. 일본이 1850년대에 개항을 했고 조선이 1870년대에 개항을 하여 20년 정도 차이가 있지만 일본은 조선보다 내전과 혼란 시기가 더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이 변명할 거리는 그닥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