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과 제1공화국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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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1 00:11
이승만과 제1공화국
서중석 지음, 역사비평사
이 책을 보면, 2008년 이후 대한민국이 고스란이 떠 오른다. 1948년부터 1960년까지 있었던 일인데, 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까. 사람들이 가끔 미친척하고 "국부"라 칭하는 이승만 대통령은 아주 늙은 나이에 대통령에 올랐다.
그런데 이 인물이 대한제국 말년에 과거시험에 낙방하여 그 한이 크게 맺힌 사람이었다. 조선 왕조때 태어나서 식민지 시대를 거쳐
민주주의 시대에 공화국의 대통령이 된 인물. 이 책의 저자는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 발뺌하기는
능구렁이 담 넘어 가는 것보다 더 대단하고 욕심은 수족을 쉽게 잘라낼 정도로 극악하다.
스스로 "왕"이 되고자 했던 건 아닐까 의심까지 들 정도로, 80이 넘어서도 종신토록 집권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니 "국부"라는
칭호를 붙이기보다는 "독재자"가 맞을 것이다. 게다가 집권 욕심에 친일파를 기용한 것도 모자라서 전쟁 중에 제 나라 국민을 죽게
내버려 둔 그 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수도 서울을 사수할 것이라고 방송해 놓고서 먼저 도망가고 사람들이 도망갈까봐 다리까지
폭파를 해 버렸다. 거기서 끝났으면 "독재자"가 아닐 것이다. 서울을 수복한 뒤에는 부역자 처벌을 명분으로 죄없는 사람들을 잡아
가두고 정치적 반대파까지 숙청을 했다.
제 1공화국이 우리 민족 자발로 섰다면 다행일 것인데 안타깝게도 2차 대전이 끝난 후 두 강대국 미국과 소련의 이해 관계로
인해서 조정을 받았다. 우민관을 가지고 있던 이승만이 독립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이 된 것에도 강대국의 이해가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후세인 축출 이후 이라크의 첫 대통령이 망명해 있던 친미파이거나 아프가니스탄의 민선 대통령이 친미인 것과 맥락이 같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라크과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고통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우리는 1945년 이후로 강대국이
밀고 있는 대통령들이 독재를 하여 엄청나게 고통을 받아 왔다. 왕조가 무너진지 벌써 100년이 되었는데, 따지고 보면
경술국치라는 것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아닐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안타까운 점은 그때 당시의 한국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