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제국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궁리
충격적이면서 재미난 책이다. 일전에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 중 몇십 % 이상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그것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이 책은 기생충의 "신비"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 책이 아니다. 고등동물이라는 인간의 자만심을 산산히
부수어 버릴만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이 전부인줄 알았던 생물계를 다시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저자는 학술적으로 복잡하게 접근한 것이 아니다. 풍토병이 많은 아프리카의 사례를 들었지만 그 시작은 매우 가벼우면서 간단한
내용부터이다. 아프리카 어느 지역에서 한 아이가 병에 걸렸는데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차츰 조사해 가는 과정에서 그것이
기생충에 의한 감염임을 밝혔다. 수면병, 말라리아 등은 모두 기생충이 원인이 되어 발생을 했다.
인간은 수없이 많은 병을 정복하고 지구상의 지배자로 거듭났지만 그것이 진정한 지배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기생충은
숙주의 행동 방식도 결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기생충은 "기생"해 사는 하등 생물인가 아니면 진화의 끝에 다다른 최적의
생물인가. 아직도 인간이 모르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인간은 결코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이 책은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번 읽어봐야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