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을 배출한 붕가붕가레코드의 역사다.
그동안 ‘브로콜리 너마저’, ‘장기하와 얼굴들’, ‘눈뜨고 코베인’ 등과 곰사장이 붕가붕가레코드를 만들었을 때의 이야기나 그 이후에 여기까지 끌고 온 이야기를 알고 싶었는데, 이런 책이 나왔길래 냉큼 주문했다.
때로는 일기장 같고 때로는 르뽀 같이, 항상 유머감각은 빠뜨리지 않고 재미있게 써놓은 책이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리더인 덕원, 장기하, 눈뜨고 코베인의 리더 깜악귀, 곰사장, 이들을 관통하는 코드는 ‘재미’이다. 웬만한 대학생들이라면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졌을 법 한데, 재미있게 사는 인생을 위해 대부분의 보편적인 인생들이 선택하는 경로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대학시절부터 ‘재미’라는 주제를 오랫동안 생각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재미’는 결국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정도의 내면의 절충에 그쳤다. 40살이 다가오니 29살 때하고는 다르게 진지하게 초조해진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이건 여담이고.
우리나라 인디신의 현황에 대한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고,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도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88만원 세대’보다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는 내용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들 기타 들고 인디신으로 뛰어들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