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한국인들에게 이슬람 세계는
우주의 외계와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생소해서
간간이 뉴스에서 들리는 '테러' 사건
이질적인 문화에서 느끼는 경외감 정도로
한참 결핍되고 왜곡된 인식을 가진 상태다
미국이라는 절친이 늘 주의를 주는 바로는
옆집에 사나운 개가 한 마리 있으니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을 곧이듣고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슬쩍 볼 여유도 없이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고 마냥 슬슬 피해다니며
심지어 본 적도 없는 개를 험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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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종류의 현실 왜곡이 있다
명백한 사실을 오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고
서로 간의 인식하는 범위 차이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첫 번째 현실 왜곡과 두 번째 현실 왜곡의 차이는
주체와 객체 모두에게 완벽한 정보가 주어졌느냐이다
이 한 가지의 단순한 차이점으로 인하여
금새 드러나는 뻔한 거짓말에 불과한 망언이냐
뒤늦게야 그 치밀함을 깨닫는 전략이냐가 결정된다
영리한 사람은 두 번째 현실 왜곡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발생하는 이득을 챙긴다
이 현상은 실제 세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되어
사기/투기 등 천박한 단어를 뒤집어쓰기도 하고
컨설팅/마케팅 전략 등 우아한 명칭을 얻기도 한다
대다수 한국인들의 이슬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극심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두 번째 현실 왜곡의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미국이라는 세기의 사기꾼이자 마케팅 전략가에게
순진하니 손쉬운 고객이 되어 놀아나는 꼭두각시가 된다
사기꾼에게 속지 않고
마케팅 전략가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으면서
주체적인 의지로써 살아가는 방법은 한 가지다
스스로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우면
미국에게 끌려다니는 정보 비대칭의 상황에서 벗어나
치밀한 계략이 뻔한 거짓말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13억의 인구를 포용하는 이슬람은
미국/중국/유럽권에 못지않은 거대한 문명권이다
이슬람에 앞서 가까운 중국에 대한 인식만 봐도
한국인들의 시각은 미국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과도하게 미국만을 중심으로 세계를 조망한다
왜 중국이 인권을 유린하는 이류 국가인가
왜 중동은 원리주의자들이 지배하는 테러국가인가
이 두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이들은 드물다
이해가 극명히 갈리는 문명권 사이에서
그 중 강한 편의 입장만을 저항없이 수용하는 태도는
도덕적 당위에서도 옳지 못한 행위이고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분명 손해를 발생시킨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