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국가 Pirate State
피터 아이흐스테드 지음, 강혜정 옮김, 미지북스
아덴만과 소말리아 연해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말리아는 한때 영국 식민지였고 20세기 중후반에 독립을 했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정치가 불안정하여 혼란 상태에 있으며 UN 평화유지군이 한때 개입하기도 했었다. 미국을 비롯한 평화유지군들은 개입을 하였으되 평화적으로 정권을 수립하는데는 실패를 했다. 영화 "블랙호크다운"으로 이미 유명한 사태가 1993년에 발발하여 미국은 국제적인 비난을 무릅쓰고 클린턴 정부가 철수를 결정해 버렸다. 그 상태로 방치되다시피했다. 정부가 없다보니 아덴만의 어족자원은 인근 국가의 어민들이 싹쓸이해 버렸고 먹고 살기가 막막해진 소말리아인들은 결국 선박을 협박하여 보상금을 받는 활동 즉 해적활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는 소말리아의 해적활동이 처음에는 자국을 침범한 어선들을 쫓는 활동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보상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지금(책을 쓰는 시점)에는 보상금 자체를 목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한국 선박도 몇 번 그 대상이 되었다. 현재로서는 국제연합이나 여타 연합국가들이 호위함을 붙여서 선박을 호송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 과정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소말릴랜드와 푼틀랜드, 그리고 소말리아에 안정적인 정부를 수립하는 것인데, 비등비등한 군벌 세력들이 판치는 그곳을 정리할 세력은 외부 세력밖에 없고 미국조차도 별 영양가가 없어서 철수했으니 누가 들어가서 할 상황은 아닐 것이다. 혹시나 이 척박한 땅에서 석유가 난다면 누가 또 개입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게 과연 소말리아 사람들을 위한 길인지는 알 수 없다.
사족이지만, 우리가 지금 "낭만적"으로 보고 있는 카리브해의 해적이라든가 대서양과 지중해를 휩쓸고 돌아다녔던 해적들도 이 책의 관점과 같이 "불쌍하다"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을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약 100년 정도 지난 뒤에 "아덴만의 해적"이라며 영화나 책이 나오지 않을까. 뭐든 미화시키거나 나쁘게 만드는게 인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