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25 미스터리
이희진 지음, 가람기획
한국전쟁의 의문점을 파고 들어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책이다.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받은 우리로서는 정말 생소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을 했는데, 맹목적으로 배운 우리가 꼭 한번 생각을 해 보아야할 내용들을 담았다.
한국전쟁의 기원은 38선 분할 점령이다. 분할 점령의 원인은 단순히 그때 당시 "미국과 소련"의 협의에 의해 이뤄진게 아니란다. 냉전 체제 이후로 우리(적어도 한국 사람들)는 소련의 음흉한 의도를 막기 위한 미국의 계획으로 분할되었으며 루즈벨트와 처칠은 소련의 확장을 막으려 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잘 설명하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영제국을 견제하려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전략을 간파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부분이 대다수 한국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저자는 구 소련이 태평양 전쟁에 참여할 필요가 없었고 또 구 소련 자체가 참전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루즈벨트 대통령 생전에는 친소적인 경향으로 흐르다가 트루만 이후 반소로 흘렀고 그래서 냉전이 시작되었다는게 저자의 연구 결과이다. 이렇게 본다면, 38선 분할 점령이 설득력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을 야기(?)한 미국의 정책도 정확하게 간파하였다. 미국은 침략 전쟁을 할 수 없는 정치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침략 받은 전쟁에 대해서는 마음껏 공격을 할 수 있어 진주만 기습을 통한 태평양 전쟁, 스페인 전쟁, 멕시코 전쟁 등이 바로 그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전쟁도 그런 맥락 속에서 이해를 해야 미국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맥아더 원수의 실책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이미 원산 상륙 작전의 오판 등을 통해서 연구가 많이 나왔는데, 대체로 "한국의 구원자"로 알려진 맥아더가 사실은 정치적 욕심과 오만 및 편견으로 이길 수 있는 전쟁을 놓쳤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무작정 "우리를 구원하셨네" 라고 떠들 것이 아니라 이익없는 곳에 참여하지 않는 미국의 입장을 잘 생각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저자는 미군의 민간인 학살 부분도 감정적이거나 어디에 치우침이 없이 어찌하여 일어나게 되었는지 서술을 하였다. 행여나 잘못 보면 저자가 미군 학살에 무죄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저자의 냉정한 시선을 믿어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