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간 조선의 선비들
김경숙 지음, 이순
조일전쟁 이후 조선이나 일본은 서로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일본의 입장에서, 풍신수길의 야욕으로 조선정벌을 했지만 덕천가강과 풍신수길의 후손 간 내전으로 인해서 중앙집권적인 권력이 없었기에 조선이 침공해 온다면 막을 방도가 없었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물러난 일본이 또 언제 침입을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덕천가강은 막부를 설립한 후 안팎으로 흔들리는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조선에 통신사를 요청했다. 조선은 내키지 않았지만 납치된 사람들을 확인하고 일본의 속셈을 들여다 보기 위해서 통신사를 파견하였다. 그리하여 1600년대 초부터 1811년까지 조선은 덕천 막부에 "통신사" 명목으로 약 400여 명에 이르는 인원을 파견하였다.
이 책은 통신사 직무를 맡은 조선의 선비들이 일본을 견문하고 기록한 내용을 분석하여 그들이 겪은 고초에 대해서 언급했다. 멸시하면서도 이들을 복속시킬 힘이 없었던 조선의 입장에서 그리고 조선의 선비 입장에서, 소중화의 문물을 퍼트리는 역할에만 그치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한 폐쇄적 유학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들이 멸시하지 않고 진지하게 보았다면, 굳이 청나라에서 실학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역시나 조선은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변혁을 하기는 힘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