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통신
세르주 브롱베르제 엮음, 정진국 옮김, 눈빛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 종군 기자 4명의 글을 엮은 책이다. 이념으로 남북이 분단되어 냉전의 최초 대리전 역할을 했던 한국전쟁은 당사자들에게도 큰 뉴스거리지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첫번째 냉전 다툼"이었을 것이다. 한국전쟁과 비슷한 시기에(그러나 조금 늦게) 프랑스는 베트남에서 식민지배의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후 미국이 개입하면서 1970년대 초까지 길고 오랜 전쟁을 계속했다.
저자들은 위험한 지역들을 다 다녔고 작전과 군인 관점이 아닌 기자의 눈으로 곳곳을 살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시선과 관점들이 담겨 있다. 게다가 이들 중 한명은 전투지역에서 총상으로 사망하기까지 했다. 저자도 밝혔지만, 한국전쟁에서 종군기자 사망률은 2차대전 기간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어쩌면 20세기 들어 최초로(스페인 내전을 제외하고) 이념이라는 허상을 통해서 전쟁을 시행했기에 피해가 극심했던게 아닐까 싶다.
프랑스 기자다보니 한국전쟁에 참전한 전설의 "몽클라 장군"(한국전쟁때는 중령 계급으로 낮춰서 참전했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프랑스군은 지평리 전투에서 매우 큰 업적을 세웠단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주로 낙동강 전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전쟁사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내용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