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동쪽
4일낮 5일밤의 비록
로이 E. 애플만 저자(글) · 허빈 번역
다트앤 · 2013년 06월 18일
한때 중국이 이와 관련한 영화를 개봉했다 하여 분개를 했다는 그 내용이 담긴 책이다. 이를 소재로 하여 "혹한의 17일"이라는 영화를 만든다고 했으나 무산되었다. (관련 정보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2717 )
장진호 전투를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알 수 있다.
첫째, 중국의 인민지원군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 장진호 지역에서 미군과 연합군이 후퇴를 했으니 이겼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맥아더 원수가 계속 전진하겠다고 했으면 과연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전략상 후퇴하는 적을 섬멸하지도 못하고 인명 피해는 몇 배 더 입은 인민지원군이 과연 승자일까? 연합군의 피해가 크기는 하지만 그 크기의 최소 5배 이상을 입은 인민지원군인데? 중국이나 북한이 장진호 전투에서 입은 피해를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다면 이겼다고 평가를 내리는 것도 한번 정도는 고려해 보겠다.
둘째, 이 비극은 순전히 총사령부의 전략적 판단 미스와 정보 분석 오류에 기인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한국 사람이 거의 없다. 이 책 저자도 군데군데 지적을 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그저 빨갱이와 공산당에 대해 분개하는 형태로만 표출하고 있다. 저자는 "미 8군" 예하의 "제10군단"이 왜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지고 있는지 우회적으로 비판을 하고 있다.
셋째, 둘째와 비슷한데, 군단장에 대해서 재평가를 해야 한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했으면 원산은 굳이 상륙 안하고 바로 올라가도 되는데 굳이 한번 더 해 보겠다고 고집을 피워 그 많은 병력들을 원산 앞바다에서 시간 낭비하게 했다. 군단장과 사령관의 판단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장진호 전투 결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감상적인 포인트로 보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인간을 극한으로 모는 상황이다. 군시절 추운 날 보초근무를 서 봤으면 대충 짐작을 할 것이다. 이들은 4일낮 5일밤을 싸우고 후퇴했다. 그럼에도 최대한 부상자와 사망자들을 데리고 가려 했다. 미 해병대도 대단했지만 미 육군 7사단과 같이 근무했던 한국군 카투사들도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유지하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광고하기 위해서 승리했다고 영화를 만드는게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역자가 신경을 썼는데 한번 더 번역하시면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G8eaJ3Xbq-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