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인간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정병설 저자(글)
문학동네 · 2012년 02월 22일 출시
음모론의 표본 같던 사도세자 이야기를 현실로 끌어왔다. 이제까지 항상 당쟁에 희생된 불운한 세자라 하여 뒤주에서 억울하게 죽었다 표현을 많이 했는데 저자는 그 부분에서 매우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하였다. 물론 그 근거는 그때 당시 문헌들을 기반으로 하였다. 시대에 따라서 새롭게 해석하는 사도세자 이야기는 저자가 나름 재미있게 풀어 책으로 썼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사도세자는 당쟁의 희생자였는데 저자는 매우 예민한 아버지 영조의 그늘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문제아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 근거로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이 극단에 몰렸을때 돌발행동을 한 것과 같고 다만 그 위치가 국왕 바로 아래 자리였기에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갔다고 보았다.
조선의 성군 중 하나인 영조는 태생도 불안했지만 왕위에 올라서도 내내 가시방석이었을 것이다. 그 윗대 조상 중 선조의 경우 사상 유래없는 방계승통이다보니 불안한 왕권 때문에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영조 역시 즉위 초에 난도 일어나고 또 후계 문제도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었다. 정비가 아닌 후궁이 늦게 낳은 아들에 대해 기대가 컸던 걸까. 본인이 받지 못한 관심을 자식에게 쏟으니 보통 집안의 자식도 못 견디는데 왕가의 자식이 어찌 버티겠는가.
이 책을 보고서 이준익 감독이 영화 "사도"를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영조가 한 행동들은 이 책에 묘사가 되어 있다. 그런 아버지 아래서라면 아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