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정수일 지음
문명교류사 연구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쓴 책이다. 이 정도 여행기라면 얼마든지 읽어도 될 것 같다. 첫째로 우리가 잘 몰랐던 동북 아시아와 중앙 아시아를 연결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정수일 교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둘째로 저자의 시각이 부드러우면서도 정감이 있으면서 어디에 치우침이 없다. 물론 민족에 치우침이 있으나 그마저도 없다면 정수일 교수는 한글을 쓰는 한민족이 아닐 것이다. 셋째로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보안법 위반으로 수감 생활까지 한 정수일 교수가 저자이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땅에 민족이 갈라 서 있는 것도 모자라서 그 땅에 살기 힘들어 밖으로 나간 민족들도 어렵게 살고 있다. 대남 대북 공작이 다 무엇이고 이념과 정치가 다 무엇이던가. 제 민족 하나도 건사하지 못하는데 권력 그딴 거 잡아서 무엇에 써 먹겠는가. 제 아무리 잘났다 한들 제 핏줄 피붙이가 고통 받고 어렵게 살면 그 무엇이 보상을 해 줄까 싶다. 기껏 1~20년 부귀영화가 수천 년 민족을 어찌 잡아 채겠는가.
여러모로 도움되는 책이다. 다만,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읽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바이칼 호 여행을 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