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블랙박스
김재천 지음, 플래닛미디어
"모든 사건 뒤에는 그들이 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다. 1945년 2차 대전이 끝난 후 냉전 체제에서 소련의 KGB와 함께 첩보 세계를 양분했던 CIA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CIA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했고 또 얼추 성공도 많이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다. 국제정치학을 강의하는 저자가 CIA에 대해서 담은 책이다.
이란의 모사데크 정부 전복,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 시해, 중남미의 공작,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이 모든 것이 CIA의 주도로 이뤄진 비밀공작의 결과인 것이다. 물론 쿠파의 경우 피그스만 침공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고 그 외에도 콘트라 반군의 스캔들도 들통이 났다. 베트남 전쟁때는 바로 옆 국가 라오스의 한 종족을 첩보원으로 만들어 그 민족 전체를 불행의 나락으로 빠뜨렸다. 미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 활개치는 데 과연 전 세계적으로 평화가 올 것인가. CIA가 카스트로 암살을 시도하려 했던 몽구스 작전을 본다면, 이들이 과연 북한에 작전을 하지 않았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란이 1950년대에 내부 분열로 인해서 팔레비 국왕의 친미 쿠데타가 성공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돈에 매수되어 내부를 분열시켜 나라가 혼란스럽게 되었으니, 지금의 이란이 동정을 받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들 역시 선조의 업이니까.
이 책에 따르면 미국과 관련이 있는 나라들은 한번 정도는 CIA의 공작을 거쳤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은? 한국에선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무려 2번이나 있었는데, 모두 주동자들만이 책임이 있을까? "모든 사건 뒤에는 그들이 있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과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