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를 평정하는 중국통치학
이쭝우 지음, 신동준 편역, 효형출판
"후흑학"이 최근 2011년에 뜨고 있다. 이 책은 2011년에 그 분위기가 뜨기 전 2003년에 나왔다. 이 책은 한비자, 이사, 마키아벨리, 로버트 그린 등이 쓴 책들과 맥락이 닿아 있는데, 이쭝우(이종오) 선생은 후흑학을 "창시"한 교주라고 자칭하고 있다.
이 책은 "면후심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철면피 같이 뻔뻔한 면상과 속을 알 수 없을 정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후흑학의 요지이다. 한 분야를 열심히 일군 사람이 이러한 책을 썼다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겠지만 저자는 본인 스스로도 책 속에서 변명을 하고 있으니, 그게 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표면으로는 공자의 인의도덕을 걸치고 속으로는 후흑학을 섬기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내에서도 유학에 대해 비판하고 가려서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자고 하는데, 정작 받아들인 조선에서는 왜 시간이 갈수록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영판 대화 안되는 고리타분한 존재로 바뀌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주자가 최고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만 판단했더라면 지금의 우리 삶은 확연히 바뀌었을 것 같다.
저자가 보기에 후흑학을 "익히기만 하면" 뭐든지 잘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익히는 과정이 노출된다면" 아무리 후흑학을 달성한다 해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미 찍혀서 살텐데. 그리고 "후흑학 자체를 타고난 사람"에 대해서는 분석을 했지만 후흑학을 배운 사람이 어떠할지는 모르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의 한계인 것 같다. 초반 100쪽 이내만 영양가가 있고 그 후 내용들은 너무도 넋두리같다. 중복도 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