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쇄살인 - 희대의 살인마에 대한 범죄수사와 심리분석
표창원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현장에서 발로 뛰었던 전직 형사 출신 표창원 교수가 학자가 된 후 쓴 책이다. 지난 몇년 간 표창원 교수가 보여준 언행이 이 책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서술 방식이 편하게 되어 있어 무척 끔찍한 내용을 담은 책이지만 읽기에는 부담이 없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 산다. 그런데 무리 생활을 하는 인간 중에는 그 무리 구성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부류가 있다. 무리를 유지하기 위한 질서와 규칙을 파괴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범죄는 소소한 물건을 훔치는 절도도 있지만 살인, 방화 등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쿠데타 역시도 무리를 파괴하는 행동일 것이다.) 모든 인간이 제대로 "사회화"를 거쳤다면 인간의 범죄들은 대다수가 1회성에 그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백인백색이고 가정 환경도 모두 다르니,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을 종잡을 수가 없다.
표창원 교수는 이 책에서 범죄의 예방을 단순히 피해자 구제 수준에서 보자는 것이 아니다. 죄 지은 자를 쫓는 일을 하는 경찰이 보기에 죄가 없는 사회를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개인이 바로 서야 가정과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다. 한 개인이 번듯한 사회인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정이 또한 반듯해야 한다. 결손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후천적인 영향으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선천적이고 유전적인 영향보다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이쪽 분야 연구자라면 일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