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김승완 등, 남해의봄날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렸던 1970년대를 지나 21세기 들어 드디어 탈도시화가 이루어지는가. 이 책은 서울 살던 30~40대가 지방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1950년대 전쟁이 한반도를 쓸어 버리고 60년대 도시화가시작되고 70년대 산업화로 인해서 1980년대 수도권은 전 국민의 1/4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말에 태어난 세대들은 과밀인구 세대로 온갖 복잡한 경쟁을 다 겪었다. 그러한 세대가 도시를 벗어나겠다는 건 1960년대와 70년대 도시화와 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이 책을 낸 출판사는 바로 그런 "도시 탈출"과 아울러 "현지 정착"까지 고민을 하여 결과가 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썼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가라는데, 수도권에 집중하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반대로 보자면 역시나 지방으로 가지 않는 이유도 또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각 저자들이 직접 썼는지 아니면 편저자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지방으로 간 후 그곳에서 정착을 하는 과정도 그렸다. 탈서울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볼만 하겠지. 저자 중 한명이 출판을 했다.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낸 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한편으로 보면 좀 재미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서글펐다. 지방이 그렇게 박대받았던가. 그리고 아는 사람이 이 책을 썼다는 것도 또 흥미롭다.
이 책은 다 읽고 나서 문득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중앙 부처와 산하 기관을 이전하는게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억지로 기관을 이전한다고 해서 지역 경제가 살아 날까. 이렇게 서울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면 굳이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을 이전하지 않아도 지역 경제가 살아 나지 않을까? 서울을 제외하고 전주, 대구 등 전국 3대 상권이 엄연히 존재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전을 통한 지역 활성화보다 좀 더 다른 의미에서 지역 활성화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와 저자들은 아마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겠지만 책을 읽다보니 바로 그런 면까지 정책적으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