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수수께끼
이희진, 오일환 지음, 가람기획
이쪽 계통으로 오래 글을 써 온 두 저자가 투고했던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냈다. 한국에서 이런 관점으로 책 내면 맞아 죽던 분위기가 살짝 지난 때였다. 어쩌면 두 저자는 큰 결심을 하고 글을 쓴게 아닐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책 중간에도 저자들이 걱정스레 언급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연합군과 미군의 실책 그리고 국군의 잘못을 이야기할 수 없는 분위기였었던 적이 꽤 오래되었기에 학문적인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양권에서 발발한 한국전쟁은 이념 간(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간 싸움이었다. 일본 제국의 식민지였던 한반도를 둘러싼 이 전쟁은 본격적인 "냉전"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쟁 이후 미국과 소련은 첨예하게 대립했으며 중국은 1970년 국교 수교 전까지 계속 피해 복구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과연 한국전쟁을 미국이 의도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전쟁 발발을 유도했던 것인지 아니면 실수였는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트루만 주도의 미국이 어떻게 냉전으로 빠졌는지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저자들이 밝힌 바에 의하면 루즈벨트 시대의 미국은 의도적으로 영국을 억지하는 정책으로 진행을 했는데, 그래서 미국이 소련에 많이 양보했고 일본과도 전쟁을 하도록 부추겼다고 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저자들의 주장이 신빙성이 큰 이유는 해외의 다른 책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 소련은 겨우겨우 전쟁을 하여 독일을 이겼고 이탈리아와 발칸반도에 진입한 연합군이 소련군과 합세하지 않고 노르망디에 상륙한 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엄청난 비효율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한국전쟁 미스테리의 첫 부분이라면 전쟁 중 연합군과 한국군 지도부에 대한 이야기가 두번째 수수께끼가 될 것이다.
후반부에서는 전쟁 지도부 이야기를 담았는데, 가진 것 없으면서도 북진 통일을 주장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어떻게 방해를 했으며 또 이승만을 제거하기 위해서 미국이 어떤 작전을 준비했는디 보여주었다. 어떻게 보면 "천운"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미 정부가 제거 계획을 시행하기 전에 미 의회에서 "매카시 광풍"이 불어 무조건 "반공"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이승만은 그 생명을 10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그게 수수께끼라면 정말 수수께끼인 것이다.
오래된 책인데 다시 나오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좀 더 자료를 모아서 한국전쟁의 수수께끼를 풀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