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의 치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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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3 23:13
정관의 치
멍셴스 지음, 김인지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었던 당 태종이 다스리던 때, 그때를 "정관"이라고 불렀으며 그 시대를 "정관의 치"라고 했다.(그
후손 현종은 "개원의 치"라고 했다.) 이 책은 당나라 개국부터 시작해서 당태종이 "현무문의변"으로 정권을 잡고 나라를 다스렸던
시기를 담았다. 원래 저자는 방송에서 강연을 했는데 그 내용을 책으로 담은 것이다.
당 태종은 조선의 이방원과 많이 닮았다. 후계 서열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형과 동생을 죽이고 황태자가 되었으며 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나라를 잘 다스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호탕하고 협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변 인물들을 잘 이끌었으니, 현재의
중국인들이 감탄할 만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째, 저자는 이세민 일파가 북중국의 "중국인"으로 보고 있는데 위진남북조
시대 북조는 대다수 돌궐 등 이민족이었다고 본다. 이세민의 가계도 역시 가까이는 수나라 멀게는 북조의 한 계파였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인이라고 보기에는 무척 어렵다. 둘째, 그렇게 나라를 잘 다스렸던 당 태종도 수나라가 멸망하게 된 계기였던 요동 정벌, 다른
말로 하면 "고구려 정벌"에 집착하였기에 결국 자신도 병이 나고 나라도 흔들거렸는데, 이 책에서는 그다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셋째, 이 책은 "요동"과 "한반도"를 구분해서 보고 있다. 그때 당시 고구려 강역으로 볼때 한반도와 요동은 분리하여
생각할 수가 없는데, 저자는 억지로 분리시키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요동과 만주를 자기네 강역에 강제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당과 싸운
고구려를 언급하자니 그 작은 나라 하나 굴복시키지 못한 "굴욕"을 적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쓰다보니 자기네들 모순에 빠진것인지
모르겠다. 한번 정도는 중국의 속셈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