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원시전쟁 War Before Civilzation

원시전쟁 War Before Civilzation

로센스 H. 킬리 지음, 김성남 옮김, 수막새

연구 서적의 표본과도 같은 책이다. 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영역이 왜 연구가 필요한지 어떻게 연구를 시작해야 하며 어떤 부분에서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어떤 식으로 펼쳐야 하는지 차분하게 조근조근 설명을 해 놨는데, 이 책 구조만 따라해도 논문 하나는 거뜬히 낼 수 있을 듯 하다.

먼저, 저자는 "왜 원시시대는 모두 평화롭다고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원시시대에도 전쟁을 했다고 (심지어 영화 "BC 10,000"도 있을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저자가 의문을 품었던 1980년대만 하더라도 신화의 황금 시대 - 은 시대 - 동 시대 - 철 시대와 같이 고대 원시사회는 평화 그 자체라고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저자는 유럽에서 발견된 집터에서 해자 흔적을 발견하였다. 약탈 전쟁이 많았던 중세도 아니고 고대 원시사회가 해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컸다. 이에 저자는 고대 원시사회에 대해서 그때 당시 알고 있는 점들을 나열해 보고 고대 원시사회가 심각하게 왜곡되어 인식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관련 증거들을 찾기 시작했다. 또한 현대에서 원시 부족 형태로 남아 있는 종족들의 사례들을 수집하여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20세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았을때 살상 숫자 자체는 20세기 이후가 월등히 많지만 인구 대비 살상 비율이라든가 보복 등 잔인한 학살은 20세기 이전이 매우 많았으며 이는 원시사회가 결코 평화롭지 않았으며 오히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학살을 자행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원시사회가 자본과 식량 축적이 어렵고 장거리 원정이 안되기 때문에 평화로왔다는 설도 가볍게 반론 제기하였다. 문명 이전의 전쟁은 인간의 본성이 지배했을테니 오히려 더 잔인하지 않았을까. 저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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