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 왕과 나
이덕일 지음, 역사의아침
왕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과연 "천명"은 있는 것일까. 한신과 유비가 대화를 했다. "한신 그대는 내가 군사 얼마를 거느릴 수 있을 것 같소?" "유공은 기껏해야 10만이옵니다." "아니 그럼 한신 그대는 얼마나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오?" "다다익선이옵니다." 이 대화는 "다다익선"이라는 고사성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화 뒤에는 이런 말이 있다. "아니 군사를 그리 많이 거느릴 수 있는 한신 장군이 왜 내 밑에 있는 것이오?" "그것은 유공께 천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왕이든 천자든 "천명이 있어야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헌신, 시야, 사상, 시운, 정책, 기상, 악역, 실력, 맹목, 역린, 어젠다 라는 11가지 코드로 왕을 만든 사람들 이야기를 적었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인물들을 하나씩 소개하여 "왕과 나"를 완성하였다. 인수대비, 천추태후, 김유신, 정도전, 황희 ... 응? 웬만한 내용은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라는 책에 나왔던 인물들이 아닌가? 다소 중복적인 내용을 담다니.
우리는 이쯤에서 "천명"이 무엇이며 어떻게 나리는 지를 살펴 봐야 할 것이다. "천명"은 말 그대로 하늘의 뜻이다. 그런데 하늘의 뜻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그 옛날에는 권위있는 종교지도자가 하늘의 뜻이라면서 누군가를 지목하여 천명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대가 지나면서 세력을 가진 자가 그 세력을 천명이라고 하면서 왕/황제에 올랐으며 경제적 혜택을 통해서 천명을 전파하였다. 백성들이 먹고 살지 못하면 천명이 떠났다 하여 역성혁명도 했다. 이 책에서 과연 저자는 "천명"과 "조연"을 제대로 구분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