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 재발견 Rediscovery of China History
왕중추 지음, 김영진 옮김, 홍순도 감수, 서교출판사
중국 역사에서 청의 강건성세가 끝나는 건륭제 때부터 최근 시진핑 주석의 등장까지를 기록했다. 대략 1750년부터 2010년 정도까지 약 3백년이 안되는 역사를 기록했는데, 내용이 찰지고 수준이 있다.
가장 강할때가 무너질때라고 하는데, 중국 역사에서 가장 영토가 컸던 때는 당나라때가 아니라 청나라때였다. 청나라는 명나라가 무너진 중국에 들어와서 강희제, 옹정제를 거쳐 건륭제에 최고 전성기를 자랑했다. 저자는 최고 전성기 때에 청나라가 왜 150년에 달하는 쇠퇴기를 가지게 되었으며 1750년 당시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이 1950년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을 설명했는데, 서구 문명의 발전과 일본의 발전까지 연계를 하면서 서술했다.
이 책은 정치적 사건 뿐만 아니라 경제 및 사회적 사건도 같이 기술했다. 게다가 "천안문 사태"도 언급을 했다. 국가의 흥망성쇠에 대해서 언급했고 또 우리 바로 옆 나라인 중국 이야기를 과감하고 신랄하게 보여주었다. 청나라는 18세기에 북쪽 대륙의 러시아, 19세기 초반에 해양의 영국 및 프랑스 세력과 끊임없이 연결되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청나라는 오히려 변신을 하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안주해 버렸으니, 1900년이 다 될때까지도 그 미래가 보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1900년 초에 서태후(자희태후) 주도의 입헌군주국 변신도 결국은 말만 꺼내고 진행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역사에 가정이 의미없다고는 하지만 청나라가 입헌군주국으로 바뀌었다면 아직까지 중국은 중국이 아니라 "청"이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조선 아니 대한제국도.)
물론, 현재를 보고서 과거를 설명한다면 매 결정과 결단 시기마다 아쉬움이 남는 건 맞다. 하지만 그때 당시로서는 지금 현재가 그때의 미래였으니 누가 그 미래를 알 수가 있었을까. 어쨌건 변화와 변신을 두려워한다면 시대와 정세 변화에 살아 남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사족으로, 이 책에 나오는 "조선"은 참 찌질한 나라다. 저자가 그렇게 비하하거나 낮추지는 않았지만,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조선은 "부패가 만연한 나라"라고 보여주었다. 청나라도 망하고 싶어 망한게 아니고 나름대로 엄청나게 노력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조선은 그런 의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투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게 더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