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실비사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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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00:32
대한제국 황실비사
곤도 시로스케 지음, 이언숙 옮김, 이마고
이 책은 1907년 경부터 1924년 경까지 대한제국의 황실에서 근무했던 일본인이 쓴 내용을 번역한 책이다. 국권을 상실한
대한제국의 유약한 두 황제를 옆에서 지켜본 일본인의 시선인데, 1926년 순종 인산일 부근으로 쓴 내용이기 때문에 일본
제국주의의 전형적인 "탈아입구" 사상과 아울러 일본이 아시아의 미개국을 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 잔뜩 묻어 있다.
역자도 서문에 언급을 했는데, 저자는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이 왜 저항을 하는지 모르고 있으며 순전히 자기 시선으로 한일 병합을
쳐다 보았기에 반항없이 순응하고 있는 고종과 순종을 "나라를 위해 결단한 임금"으로만 치부하고 있다. 게다가 순종이 천왕을 만난
사건으로 인해서 조선이 완전히 동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조선 아니 대한제국이 일본과 병합한 것은 순전히 지도층의 잘못이다. 가장 큰 잘못은 충신들을 멀리하고 간신들을 가까이
한 고종의 잘못이 크다. 고종과 순종이 비운의 국왕이기는 하지만 망국의 지도자들이 흔히 보이는 실수를 그대로 따라하여 결국
치욕적인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충언은 듣기 싫고 간언은 좋다고 하던가.
이 책을 보면 소위 외척이라는 윤덕영/윤택영 가문이 을사 오적보다 더 나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인 눈으로도 조선인도 싫어할
사람이라고 표현했으니 그 행위가 얼마나 눈꼴시렸을까. 황실의 비사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 백성들이 무지한 황실 때문에 고통을
받았으니 업보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