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와 비지배
곽준혁 지음, 민음사
마키아벨리 연구 권위자인 저자가 "군주론"을 요리조리 뜯어서 분석하여 평가하여 책을 냈다. 15세기에서 16세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공화정 형태의 도시국가가 번성한 이탈리아 반도에서 자신의 뜻을 펼쳐 보려다 좌절한 마키아벨리가 당시까지 존재했던 국가와 지도자를 분석하여 이상적인 "군주"를 제시하였다. 동서를 막론하고 지도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재론의 여지가 없다. 동양에서도 제왕의 길을 논하였는데 서양이라고 별다르겠는가. 중국은 춘추전국시대 전란을 거치면서 완성되었는데, 서양은 르네상스 시기 16세기를 거치면서 절대군주와 국민국가로 가기되었다.
한때 유럽과 지중해를 호령했던 로마제국의 영광은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으로 끝났고 이탈리아는 유럽(당시는 강대했던 부르봉 왕가의 프랑스와 막 뜨기 시작한 합스부르그 가의 스페인과 오스트리아)과 오스만제국 사이에서 분열을 거듭하면서 교황과 도시 공화정들이 존속을 했다. 동양으로 치면 르네상스 시대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일 것이다. 주군을 찾고 군주를 세우려 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천재나 머니 말을 해도 마키아벨리는 춘추전국시대 세객 중 하나와 같다. 바람직한 공화정과 군주를 논하고 희망해도 마키아벨리도 주군을 기다렸던 제갈룡이었다. 이런 마케아벨리의 마음도 몰라주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식으로 마키아벨리를 매도하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그리고 이 책에서는 황제, 왕, 군주, 군벌, 참주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은 듯 하다. 군주론의 원제는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를 제거한 후에 받았던 제1 시민이란 뜻이며 imperator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