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KLO의 한국전 비사

KLO의 한국전 비사

이창건 지음, 지성사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한반도가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할점령되면서 미 극동군 사령부는 한반도 정세를 파악할 필요가 있어 일단의 사람들을 뽑아서 첩보부대를 운영했다. 대략 한국전쟁이 막 끝나는 시기까지 운영된 이 부대는 '미 극동군사령부 주한연락처'(Korean Liaison Office)로 불렀는데 이른바 켈로(KLO)부대라는 것이다. 외국인 미국인이 한반도 내부를 탐색하기는 어려우니 이 부대는 한국인 중심으로 운영이 되었다. 이 부대는 주한 미 대사관과 한국 정부와는 별개로 운영되었는데, 부대원들이 주로 서북청년단과 백의사회 출신인지라 한국전쟁 당시에는 한국의 정치에도 일부 관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은 KLO부대원이었던 이창건씨가 직접 썼으며 일부 부대원들의 증언도 포함을 하였다. 일반인들은 꿈도 못꿀 정도로 가혹한 훈련을 받으며 생사를 알 수 없는 지역으로 왔다갔다했는데, 정작 이들은 군번도 없고 공적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 부분에서는 미 극동군이 정말 잘못한게 아닐까 싶다. 한국정부가 이들을 징집한게 아니니 이에 대한 책임은 미국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나이든 대원들이야 나이로 인해 병역을 면제 받지만 10대부대 활약하던 대원들은 강제로 재입대하여 병역을 수행해야 했단다. 한번 가기도 힘들다는 군대를 여러번 간 사람도 있다니 얼마나 서러웠을까 싶다. 

이 책이 나온게 2005년이고 북한과 분위기 좋을때에 나름대로 반공 의식을 고취하고 종북좌파 척결을 내세우려는 목적이었던 듯 하다. 한편으로 보자면 독재정권 시절에는 서슬퍼래서 아무 소리 못하다가 민주화 이후에 목소리 높이는 것도 보기 민망하고, 정작 이들을 고용한 건 미국 정부인데 그들에게는 아무 소리도 못하는게 더 황당하지 않은가. 또한 책에도 나오지만 이들이 "악명"을 떨친 과거가 있다는 점도 시인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들이 흘린 피와 희생이 현재 대한민국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다보면 더 슬픈 건 KLO의 뒤를 이어 한국 정부가 HID 등을 양성하였고 그 희생에 대해서 보상처리도 뒤늦게 했다는 점이다. 나라를 위해 무엇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옛날 "아벤고 특수부대(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09)"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KLO부대도 3개 부대가 있는데, 그 영화가 KLO부대를 모티브로 제작된 건 아닐까.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최규봉 대장은 한국민속촌을 설립했는데, 정권과 결탁한 누군가에게 빼앗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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