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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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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


명예와 죽음의 역사 


제임스 랜달 저자(글) · 채계병 번역

이카루스미디어 · 2008년 04월 15일



"랜달" 가문의 후손이 자신의 선조 이야기를 썼다. 랜달 가문과 모건 가문은 1825년에 서로 결투를 벌여 한쪽을 죽였다. 조선시대 같으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화해를 안했을 것인데 현명한 랜달 가문의 후손은 이렇게 책으로 남겼다.


일단 저자는 결투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랜달의 후손이다. 그리고 영국의 언론사에서 일하면서 몇 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였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구에서 "결투"가 무슨 의미인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기록하였다. 더불어 중간중간에 조지 모건과 데이비드 랜달의 결투 과정도 기록을 하였다. 지역 사회에서 150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기록이 다 있고 또 그걸 보관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물론 우리는 전쟁이 다 불태웠지만) 저자의 노력으로 150년 전 스코틀랜드로 돌아가서 그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부제가 "명예와 죽음의 역사"이다. 한국인들은 "결투"라고 하면 서부 개척 시대에 권총으로 서로 쏘는 걸 떠올릴 듯 하다. 그 결투가 "아무런 배경없이" 바로 시행된게 아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중세 기사들의 결투도 그 이전 배경이 있고 기사 이후에도 "명예"와 관련해서는 항상 결투가 있었다고 한다. 푸시킨의 소설에도 등장하는 결투가 혹은 결투 문화가 없어진 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서라고 한다. 아니 이 책에 이런 내용까지 다 담았단 말인가. 


게다가 이 책은 결론도 아주 바람직하다. 원수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 않는다는 무협지식 결투와 복수만 봐 온 우리들에게 "가문 끼리 결혼"이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저자는 이야기를 무척 잘 풀었다. 번역이 다소 부족해도 저자의 능력이 워낙 탁월해서 책 읽는데 지장이 전혀 없다.  이 책을 읽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결"을 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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