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로마, 비잔틴제국 - 변화와 혁신의 천 년 역사
이노우에 고이치 지음, 이경덕 번역, 다른세상
일본인 저자가 로마제국 특히 비잔틴제국이라 부르는 시대를 탐구하여 책을 썼다. 서구 문명의 마지막 방패였다고 칭하는 비잔틴 제국이 사실은 서구 문명과 관계없이 로마제국으로서 시대에 맞게 변화발전하면서 살아남은 "독자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잔틴제국"이 1천년이나 존속했었고 또 더 나아가 로마 공화정 시기까지 하면 거의 2천년 가깝게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구상에서 1천년 이상 존속한 국가를 찾기가 어려운데 거의 2천년 가까이 살아남은 국가가 있다는게 정말 대단하다. 물론 지배층이 바뀌고 수도도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동을 하지만, "로마"라는 그 실체는 지속되었다. 저자는 "로마"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변화와 혁신"이라고 보았다. 로마 공화정 시대는 자영농이 군대의 핵심이었고 그들이 나라 발전의 기틀이었다. 가이사르가 등장하고 내전을 마칠 즈음 로마는 전성기를 시작하였는데 풍요로 인해서 제국 내 특히 로마 영토 내에서 자영농이 붕괴되면서 군대가 무너지고 그래서 용병제도로 군대를 유지했다. 그 여파로 인해 5현제 시대 이후 콘스탄티누스가 등극할때까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 혼란의 와중에 요한계시록이나 말세론이 나왔고 비슷한 시기에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시작되어 서구 유럽은 중세가 시작되었다는 평이다. 그렇지만 이와 관계없이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로마제국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면서 600년대와 1000년 초반 강대국을 다시 유지하였다. 특히나 지역적으로 소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으로서 각종 교역을 통한 이점을 바탕으로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크게 부흥을 하였다.
조선이 500년을 조금 넘겼고 고려는 5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신라는 통일 시기까지 합하면 약 1천년 역사를 가졌고 고구려 또한 600년 역사를 가졌다. 나라가 크고 또 줄어드는 것은 그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지배층이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달렸다. 로마가 공화정 시절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 국민이 하나로 단결했기 때문이고 1000년 이후 로마가 멸망하게 된 것도 지배층이 과욕으로 외세를 불러 들여 국민을 분열시켰기 때문이다. 읽을수록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