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었다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었다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었다

양재숙 지음, 가람기획

꽤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다. 지금은 이 책에 있는 내용이 많이 수용되었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발상의 전환이었을 것이다. 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 아니 조중일 전쟁은 1592년부터 1598년까지 계속되었다. 거의 20만 가까운 일본군이 원정군으로 조선땅에 왔고 명군도 상당히 많이 참전했다. 또한 조선군도 최대 20만이 넘게 전투에 참여했을 정도로 그때 당시엔 크나큰 전쟁이었다. 원정을 주도한 풍신수길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으나 거점 중심의 점령방식이 한계를 보였고 수륙병진 작전에 차질이 생겨서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철군하였다. 

저자는 1592년 전쟁은 분명히 조선이 이겼는데 왜 "패배" 위주로 설명하는지 안타깝다며 승전의 증거들을 내 놓았다. 육전에서 패했다고만 알고 있는데, 알고보면 해전을 제외한 육전에서 전체 승리는 우리가 더 많다고 한다. 비록 큰 전투에서 진 적이 있지만 지형을 이용한 국지전이나 반격 작전 등을 볼때 조선군이 오히려 역전의 일본군을 패퇴시켰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긴 전쟁인데도 패배의식과 피해의식이 남아 있으니 저자는 이 부분을 분명히 지적했다. 

한편으로 보자면, 1592년 전쟁은 조선이 이긴게 맞다. 하지만 이름하여 "상처뿐인 영광"이 아니겠던가. 전후 복구에 힘써야 할 정부나 관료들은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쁘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뒤집어 썼다. 게다가 왕의 국정 장악력도 의심스러울 뿐더러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특히나 경복궁이 일본군이 아니라 일반 백성과 노비들에 의해서 불탔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백성을 버린 지도층이 의병과 헌신적인 인물들의 도움으로 국난을 극복했다고 하지만 임진왜란 이전의 정여립 모반 사건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 탄압 사건은 결코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혹자는 정여립 사건을 통해서 선조가 정철을 앞세워 숙청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난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임진왜란 등 각종 외침에 대해서 피해의식을 가지게 만든 것은 식민 사관의 영향도 있겠으나 군사정권 시절의 통치 방향과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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