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웨이의 한국전쟁
매슈 B. 리지웨이 저자(글) · 박권영 번역
플래닛미디어 · 2023년 06월 16일
정말 엄청난 책이다. 적어도 한국인들에게는 그간에 알고 있던 상식들을 모두 뒤집을 책이다. 그리고 한국전쟁에 대해 연구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한국전쟁 당시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불독 워커 장군의 후임 미 8군 사령관으로 취임하여 약 4개월 정도 근무했다. 그 기간 동안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여 적어도 지지 않는 UN군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저자의 후임인 밴플리트가 이후 작전을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지휘관의 시선으로 본 1950년대 한반도 정치 및 군사 상황을 담았는데, 그 인식 수준이 너무도 심오하고 통찰력이 깊다. 아마도 저자가 군 경력 중에서 해외 파병을 많이 가서 거기서 본 내용을 깊게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 한반도 내부에서 남과 북이 어떤 상태인지도 정확하게 지적을 하였는데, 특히 한국군이 리더십이 없고 훈련이 빈약하다는 점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군 내부에 정치 싸움이 심하다는 내용을 과감없이 담았다. 군인인데도 어법 자체가 무작정 비난만 하는게 아니고 장점을 나열하면서 단점을 지적하는데, 이 사람이 정치를 했으면 엄청 큰 인물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품을 정도였다.
단적인 사례를 들자면, 맥아더 장군과의 일화이다. 한국사람들은 왜 맥아더 장군이 해임되었는지를 잘 모르더라. 이 책에서는 저자가 군의 민간 통제에 대해서 정확히 표현을 하였다. 뛰어난 군인이고 엄청난 천재인 맥아더지만 미국 군인으로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고 또 이를 인지한 트루만 대통령이 그걸로 해임을 했다. 해임된 맥아더는 분하게 생각할만 하지만 이 사람이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이 해임을 듣고 덤덤히 받아 들였다는 점이다. 저자가 큰 존경심으로 맥아더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정말 대단한 점은, 단지 "한국전쟁"만 설명한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망가진 조직이나 군대를 일으켜 세울때 필요한 전략과 방향을 적었다. 그래서 이 책은 "소장 가치"가 매우 크다. 이 외에도 저자가 쓴 내용이 많지만 그건 책으로 보기를 권한다.
사족으로, 저자는 이 책을 마셜 장군에게 바친다고 썼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경험한 저자가 보기에 아이젠하워보다 마셜 장군이 더 대단하다고 했는데, 이에 반박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