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일읽's comment :
한 '바보'가 자신만의 경험 법칙들을 정리해서 자신있게 내놓은 책입니다. 철두철미하게 '바보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 이 책은 그래서 읽는 사람 또한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목만 놓고 보면 연봉을 올리는 법에 관한 책이지만, 그보다는 바보라도 세상살이에서 누구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바보정신론을 주장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얻는 게 많을 것입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바보를 위한 책이다. 책을 소개하는 서문에서부터 최고의 비법이라느니, 묘책이라느니 비책이라느니 심지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말까지 한다. 그럼에도 밉지 않게 보이는 것은 저자 스스로부터 엄청난 바보로 여기고 있으며 이 책을 읽을 독자들 또한 엄청난 바보들이라고 전제하고 "우리 바보들끼리 한 번 일 저질러보자고!"하는 듯한 기백이 책 전체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편집 또한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마다 현재 보고 있는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상기시키는 폴더형 트리 도식이 나와 있다. 그야말로 바보를 위한 책, 그러니까 어느 책보다 친절한 책이다.
나의 학력 콤플렉스가 '나는 바보라서 엘리트나 천재를 따라 하면 절대 이길 수 없어. 그렇다면, 그들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방법으로 허를 찔러야지!'라는 생각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말대로 이 책에는 '허를 찌르는' 방법들이 두루 나열되어 있다. 그 중에는 다른 책에서도 말하는 내용이 있지만 이 책이 특별한 것은 각 방법마다 인생을 걸고 반드시 실천한다는 기백이 서려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의 특색을 한 마디로 하면 기백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큰 관점에서 보다 세밀한 관점으로 이동하면서 바보의 6대 비법, 바보의 15가지 법칙, 바보의 16가지 스킬들을 소개한다. 가장 큰 틀에서 말하는 것이 바보의 6대 비법인데, 저자는 예의 기백으로 6대 비법을 실천하기만 하면 누구라도 자기만큼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비법보다는 '나는 바보다'하는 정신으로 도전하는 기백이 더욱 중요해 보이는데, 저자는 이것을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바보에게 핵심을 강하게 짚어주듯이 느낌표가 횡행하는 문장들에 실어서 전달한다. 그래서 자칫 무식한 방법론이나 경박한 연봉 얘기로 비칠 수도 있는 이 책이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한 권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공부벌레가 하지 않는 일을 하면 어떨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그 녀석들을 이길 수 없을 거야. 뭘 해야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할 때, 한 천재와 만났다. 바로 내가 지금 근무하는 얼라이브 주식회사의 사장 미와 히사시 씨다.
......
하지만 나를 기다린 건 미와 씨의 인정사정없는 대우였다.
"넌 그 정도의 인간이니까."
"너 같은 놈은 살 가치가 없어!"
......
언젠가는 반드시 그동안 당한 수모를 갚고 싶었다.
윗 내용에서 보듯, 저자의 바보 정신이 대단하다. 자신이 복수의 칼날을 세운 그 사람의 실명을 책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물론 그 미와 씨의 허락을 받았겠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상대방의 실명까지 공개하면서 자신의 여정을 얘기하는 책은 보지 못했기에 더욱 저자의 바보다운 기백이 전해져 온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은 얼핏 단순해서 그저 실천하기만 하면 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는 듯 하다. 시종일관 느낌표가 난무하면서 이대로만 해봐! 하는 단순한 내용에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경제학이 갓 걸음마를 떼던 당시에 독자적인 무역 이론으로 일약 천재의 반열에 오른 리카르도의 이론은 어렵지 않다. 아주 거칠게 말해서 아무리 무능력하고 멍청한 사람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모두의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그 '바보'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제대로 알아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게 바로 이 책에서 시종일관 얘기하는 바다. 제 아무리 바보라도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마침내 그곳에 있게 되면, 그런 바보라도 천재 내지 엘리트에게 자신을 어필하여 양쪽의 이익이 더욱 커지는 방향으로 함께 가게 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위치를 활용함으로써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바보들에게 매력적이다. 한편으로 바보를 위한 이 이야기를 이해하면 더 이상 바보가 아니게 될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알고 적극적으로 세상 속에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사람이 현명한 게 아니라면 누가 현명하겠는가. 이 책은 그 내용보다 행간을 통해 더욱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세상이 만들어낸 '일류 대학 -> 일류 기업 -> 엘리트 코스 = 행복한 인생'이란 공식은 환상일 뿐이다.
현대 사회 또한 엘리트와 바보라는 두 계급으로 나뉜다. 나는 '엘리트에게는 절대로 지지 않아!'라는 반항심이 있는 바보다. 학교나 회사 이름에 집착하며 마치 그것이 곧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는 엘리트야말로 진짜 바보이며, 그런 가짜 엘리트에게는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