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과 황제
김형오 지음, 21세기북스
전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씨의 책이다. 제목이 일단 땡겼다. 책 소개도 재미있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으로 동로마 제국이 멸망을 했는데, 그 100일 전 술탄과 황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비망록을 쓴게 있다 가정하고 썼다. 읽다보니 저자가 김형오씨라는 점에 더욱 놀랐다. 아니 정치한다고 바쁘신 분이 이렇게까지나 재미난 책을 썼다니.
물론, 한계도 몇 개 있다. 엄밀히 "비잔틴 제국"이라고는 하지만 로마제국이다. 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겠지만, 어쨌건 기원 전 로마 공화국의 후신인 로마 제국이 맞다. 그리고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시점을 오가는 식으로 쓰다보니 아무래도 1인칭에서 감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이 책은 초반 50쪽 정도를 읽으면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알 수 있다. 나머지는 그때 당시 술탄과 황제의 비망록을 상상하여 쓴 책이다. 흥미로운 시도였고 나름대로 재미있었는데, 이 정도 두께까지 필요한지는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