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학교
이치석 지음, 삼인
이 책은 학교의 탄생과 같이 읽으면 이해가 편할 듯 하다. 저자는 "국민학교"라는 용어를 "초등학교"로 바꾼 장본인으로, 잘못 가르친 내용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한 교육자이다.
교육이 평생의 사명이라고 알고 열심히 가르쳤는데 알고봤더니 권력과 국가의 꼭두각시를 양성하는 수단이었다는 걸 자각하게 되었다. 좀 더 앞쪽으로 가서보니 국민학교라는 그 자체가 의무 교육을 미끼로 "군인"을 만드는 행위와 다를바 없었다. 이쯤되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이 좀 더 학문적으로 연구를 했다면 "학교의 탄생"은 다소 담담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교육은 사회화의 일종이고 사회화의 목적은 어쨌건 현재 시대 그 사회에 맞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니, 굳이 숭고한 이념을 들먹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저자와 내가 관점이 좀 다르다면, 나는 인간이라는 것이 사회 조직에 속해 있다면 결국 부분 밖에 될 수 없지 않겠냐고 보는 것인데 비해 저자는 독립적인 인격체로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존재라고 보는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