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 짓고 김석희 옮김, 한길사
로마인 이야기는 시오노 나나미가 10년 이상을 두고 쓰겠다는 각오로 집필하고 있다. 처음 로마인 이야기 1을 읽었을때 시오노 나나미씨의 독특한 문체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가졌고 그래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매년 한권씩 로마에 대해서 알아갈때마다 시오노 나나미의 해박함에 다들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군대가기 전까지 로마인 이야기를 5권까지 읽었다. 5권은 희대의 천재 중 하나였던 시저의 활약상을 담고 있었다. 6권에는 아우구스투스가 제정을 확립하고 로마제국의 기초를 닦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 7권에는 아우구스투스 이후 황제 넷을 보여주면서 로마가 제국으로서 기초를 어떻게 다지는 가를 보여준다. 황제 넷의 이야기를 한권에 담았기 때문에 책 자체가 상당히 두텁다.
이 책에는 황제 넷이 나온다고 했다.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은 티베리우스, 악독한 황제로 이미 영화에서 악명을 떨친 칼리큘라, 짠돌이로 재정을 확립했다는 클라우디우스, 로마에 불 질렀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네로.
티베리우스는 아우구스투스의 대타처럼 황제로 올랐다. 엄밀한 의미에서 황제라기 보다 "시민 중 으뜸"인 위치에서 아우구스투스의 잔영을 밟아가면서 온갖 불만을 터트리기보다 로마라는 큰 배를 좀 더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칼리큘라는 연약한 마음을 감추려는 의도로 시민의 호감을 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를길 없어서 잔혹한 짓을 많이하여 결국 악명높은 황제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클라우디우스는 칼리큘라의 뒷처리까지 맡으면서도 제국의 재정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긴축은 사람들을 괜시리 침울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대 황제인 네로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네로. 작가는 네로를 옹호했다. 아니 비난의 근거가 되는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서 설명을 했다. 기독교 탄압, 로마시 방화 등등.
헌데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을 마지막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글은 보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이 여성적이고 뭐고를 떠나서 지나친 반복, 마치 바라는 결과로 갈 것임을 뻔히 아는 듯한 서술, 그리고 항상 승자의 권위를 돋보이게 만들려는 마치 일본만화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계속 읽기에는 지루한 감을 많이 준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 그래서 가볍게 머리 식힐 생각으로 읽을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로마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깨고 로마제국의 거대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