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임진왜란에 관한 뼈아픈 반성의 기록
유성룡 저자(글) · 장준호 번역
아르테(arte) · 2022년 07월 28일
임진왜란이 끝난 1604년에 서애 유성룡 선생께서 그간 틈틈히 기록한 내용을 책으로 만드셨다고 한다. 이 책이 "임진왜란"에 대해서 반성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여러 방향으로 해석을 할 수가 있다.
조선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한 책이라 한다. 조선에서는 반출을 금했는데 몰래몰래 가져 가서 번역을 해서 읽었다고 한다. 특히 명치유신 이후 정한론이 떠오를때 읽었다고 한다. (제대로 안 읽은게 분명하다.)
목을 베는 형벌인 "참"을 참 자주 했더라. 공이 있건 없건 왕명을 안 들으면 참하고 사령관의 말을 안 들으면 참하고 거짓을 고했다 하여 사실 확인도 안하고 참하고. 왕정이 아닌 공화정 시대인게 정말 다행이다. 전쟁 초창기에 왜군의 출현 보고를 했는데도 군관이나 백성을 참하는 일이 다반사다. 물론 그 후로도 무슨 일 있으면 참하고 본다.
저자 서애 유성룡 선생의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들이 많은데, 혹자는 이를 두고 "지 잘난 척할려고 책 썼다"고 말했다더라. 건의를 하고 그걸 실행할 수 없으면 잘난 척이겠지만 서애 선생께서는 직접 실행도 하셨으니 잘난 척은 아닌게다. 그냥 잘 나신 거지. 파당의 초창기여서 그런지 사소한 것으로도 상대를 물어 뜯더라.
위와 연관지어, 선조가 무척 못난 임금은 맞지만 저렇게 파당이 심한 정부를 이끄는 임금이었다면 어느 정도는 용서를 해 주는게 맞을 듯 하다. 이성계는 가신들이 있었고 이방원도 가병들이 있었다. 세조 또한 자신을 따라 정난을 일으킨 부하들이 있었는데, 세조 이후 인조까지는 자기 부하들을 만들어 본 임금이 없지 않은가. 맨날 "아니 되옵니다 저언하" 라든가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는 선비들만 있는 조정에서 임금이 자기 주관대로 정치를 할 수가 있겠는가. 그나마 유래없는 방계승통이어서 오래는 살았지만 제정신으로 살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위급한 상황과 지도자의 역할 그리고 의사결정의 적절성.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판단을 잘 내려야 하는데 그 판단의 적절성은 후세가 평가한다. 후세 사람들이 뭐라고 평해도 위급 시기에 의사결정하는 건 정말 어렵다. 결정 하나가 뒤를 좌우하기 때문이다.